삼기초 학생들이 ‘생태와 우정’을 주제로 한 영화 촬영을 하고 있다. |
학생들은 열연을 펼치고, 6학년 담임선생님은 배우들의 움직임을 담는다.
촬영 중 가장 고된 일로 꼽히는 붐 마이크 담당은 이 학교 교장 선생님 몫이다.
유난히 무더웠던 9월, 중동초등학교에서는 이보다 더 뜨거운 열정을 담은 영화 제작이 한창이다.
전남교육청의 ‘전남형 작은학교 특성화 모델학교’로 선정된 중동초는 ‘산수유골 씨네스쿨’을 운영하고 있다.
중동초는 2022년 준비 과정을 거쳐,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영화 제작에 돌입했다.
우선 학교 특색 교육과정에 ‘연극과 영화’ 관련 프로그램을 녹여냈다.
주 내용은 ▲ 연극‧영화 관련 직업군 탐색 ▲ 등장인물 분석 및 시놉시스 짜기 ▲ 스토리보드 만들기 ▲ 영화 촬영 의상 및 소품 만들기 등이다.
학교 수업에서 연극‧영화를 배우자, 학생들의 관심도가 남달랐다.
스스로 팀을 이뤄 재미난 시나리오 구성에 몰두했고, 수준 높은 연기를 선보였다.
본격적인 촬영에 앞서서는 정몽구재단 ‘온드림 스쿨’ 연극 교실에서 기초 발성법을 비롯해 연극적 언어로 ‘나’를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기도 했다.
이 같은 열정에 학부모들도 팔을 걷었다.
촬영 스태프로 참여해 배우들의 분장을 돕고, 장면에 필요한 소품을 꼼꼼히 챙긴다.
특히 2021년 1기 농산어촌유학을 와 중동초 교육가족이 된 정안철 학부모는 지난해부터 ‘산수유골 씨네스쿨’ 협력 강사로 활동하며, 제작 전반에 함께하고 있다.
올해는 특히 작품의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데 주력했다.
영화사 ‘모토MOTTO’와 업무협약을 맺고 김순모 감독과 공동제작에 나선 것이다.
김 감독은 지난해 작품인 ‘어우렁더우렁’에도 참여했다.
이번에 제작하는 영화 제목은 ‘머리핀을 꽂은 물고기’다.
제목만큼이나 창의적인 내용의 시나리오는 5 부터 6학년 학생들이 짰다.
모둠별로 아이디어를 냈고, 이를 한데 모아 극영화로 풀었다.
9월 제작 집중 주간을 운영해 촬영을 마쳤고, 편집을 진행하고 있다.
김민영 중동초 교사는 “영화 제작 전 과정에 학생들이 참여하면서 자신감, 남을 존중하는 마음, 예술적 감수성을 키워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곡성 삼기초(교장 신미정)는 ‘마을을 품은 귄 있는 영화학교’를 모토로 영화를 만들고 있다.
이미 지난해 교육가족이 함께한 세 개 작품이 빛을 봤다.
유치원생과 1 부터 3학년들의 학교생활을 담은 ‘꿈꾸는 새싹’, 학생 성장 다큐멘터리 ‘삼기 다큐 190일 신나는 학교’, 극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 등이다.
학생들이 직접 참여해 만든 이 영화들에는 농촌 지역의 특별한 학교생활을 비롯해, 학생 수가 적은 작은학교만의 특색, 강점들이 학생들의 발랄한 시선으로 담겼다.
학생들이 만든 작은학교 홍보 영상 콘텐츠가 탄생한 셈이다.
삼기초의 올해 대주제는 ‘생태’다.
학생들은 지난 학기 매주 목요일 ‘생태와 우정’을 주제로 시나리오를 짰고, 여름방학에는 청둥오리 기르기 생태 프로젝트와 연계한 마을생태영상 캠프에 참여해 내공을 다졌다.
이 작품은 후반 작업을 거친 뒤 교내 ‘달팽이 영화제’ 등 다양한 마을영화제에 출품할 예정이다.
중동초와 삼기초가 제작한 영화는 ‘제3회 섬진강마을영화제’에 초청돼 28일 스크린에 오른다.
영화 상영 후에는 학생들이 참여한 관객과의 대화 시간도 마련될 예정이다.
또 오는 11월 29 부터30일 처음으로 열리는 ‘전남교육청 작은학교 영화‧영상제’에서도 만날 수 있다.
신미정 삼기초 교장은 “한 학생이 했던 ‘영화라는 게 합이 잘 맞아야 하는구나’라는 말이 이번 특색 배움활동의 핵심이라는 생각이다.
작은학교 교육공동체가 힘 모아 제작한 영화에 큰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