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이 17일 오전 서울 국회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을 만나 5·18 단체, 종교계, 시민단체 대표 등과 감사 인사를 전하며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 책을 전달하고 있다. |
강기정 시장 등 광주 대표단은 이날 국회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을 면담했다.
이번 면담은 비상계엄이라는 위기에서 대한민국을 구하고, 국회 탄핵 의결 과정에서 “1980년 광주가 2024년 대한민국을 구했다”며 80년 5월의 경험과 의미를 전 국민과 나누며, 민주주의에 피땀을 흘린 오월광주에 감사를 전한 국회의 노력에 화답하기 위한 자리였다.
강 시장은 이 자리에서 5·18민주화운동을 전 세계에 알린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와 제주 4·3을 다룬 ‘작별하지 않는다’ 책 2종을 선물했다.
책을 담은 ‘북케이스’는 광주시가 특별 제작한 것으로, 표지에 ‘광주가 드립니다’는 문구와 무등산 주상절리가 새겨져 있다. 띠지와 책갈피 등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에 이어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의 영감이 된 도시로서, 앞으로도 광주정신과 민주주의의 의미를 널리 알리도록 노력하겠다’는 내용의 광주의 각오가 담겼다.
이날 면담에는 국회에서 우원식 국회의장과 조오섭 의장 비서실장이, 광주에서는 강기정 시장, 양재혁 5·18민주유공자유족회장, 조규연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장, 윤남식 5·18민주화운동공로자회장, 박강배 5·18기념재단 상임이사, 정영일 광주NGO시민재단 이사장, 광주불교연합회장 소운 스님, 박상규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장, 정석윤 광주기독교교단협의회 수석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비상계엄 사태가 발생했을 때 80년 광주를 짓밟던 계엄군이 연상됐고, 광주의 피‧눈물이 생각나 비상계엄을 풀 수 있는 권한을 가진 국회가 제대로 역할을 해야한다고 생각했다”며 “다행히 위대한 국민께서 힘을 모아주셨고 국회가 그 뜻을 잘 받들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광주에서 국회에 감사한다고 하지만 오히려 국회를 대표해 제가 광주에 감사인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이어 “광주의 오월정신이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키웠고, 민주주의 사회로 나아갈 수 있는 밑거름이 됐으며, 6월항쟁과 촛불혁명 그리고 이번엔 빛의 혁명으로 계승됐다”면서 “80년 오월광주의 주먹밥 나눔처럼 여의도 국회 앞에는 카페 선결제 등 아름다운 장면이 만들어졌다. 이게 바로 광주정신이다. 민주주의는 국민의 삶으로 증명되는 만큼 5·18정신 헌법 전문 수록 문제도 정말 잊지 않고 국회에서 꼭 해내겠다”고 밝혔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절체절명 위중한 상황에서 계엄군을 뚫고 계엄해제 의결을 한 국회를 보면서 국회가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임을 다시 한번 느꼈고 많은 사람들이 국회를 신뢰하고 존중하는 마음이 커졌다”며 “우원식 의장님이 맨 앞에서 지혜롭게 이끌어주신 덕분에 든든했다”고 감사를 전했다.
강 시장은 이어 “80년 횃불은 2024년 응원봉으로 바뀌었고, 주먹밥은 선결제라는 나눔의 정신으로 이어졌다”며 “여기에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까지 더해지면서 광주정신이 더욱 더 커지고 있다. 기쁘기도 하지만 광주의 책임이 더욱 무거워졌다. 앞으로 갈 길이 많지만 국회에 진심으로 감사드리고자 국회를 찾았다”고 밝혔다.
정영일 광주NGO시민재단 이사장은 “촛불혁명을 교훈 삼아 이번 만큼은 사회대개혁까지 나아가야 한다. 국회에서도 이런 부분에 대해 마무리를 잘 해달라”며 “광주시민사회는 헌재 판결이 나오는 날까지 멈추지 않고 힘을 모으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윤남식 5‧18민주화운동공로자회장은 “국회는 의장님을 중심으로, 광주는 시장님을 구심점으로 똘똘 뭉쳐 이번 사태를 해결했다”며 “우리의 염원인 5·18정신 헌법 전문 수록을 꼭 부탁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