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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익숙한 듯 낯선’ 실내악 세계로 초대 |
지난해 대구시향 체임버 시리즈는 총 8회를 진행했고, 전 회차 빠르게 매진되며 시민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올해도 단원들이 기획한 다양한 실내악 프로그램과 수준 높은 앙상블로 관객들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그 시작을 이끌 주인공은 바이올린 김혜진(수석), 곽유정(차석), 김나영, 비올라 최민정(수석), 첼로 배규희, 더블베이스 이효선(차석), 플루트 김예원, 오보에 최우정, 클라리넷 김차웅(수석), 바순 최윤경(수석), 호른 임주연(차석)이다.
이들은 드보르자크 ‘현악 4중주 제12번 아메리칸’, 버르토크 ‘루마니아 민속 춤곡’, 프랑세 ‘현악 5중주와 목관 5중주를 위한 10중주’를 연주한다.
한 번쯤 들어본 듯 익숙한 민속 선율과 실연 무대에서 만나기 어려웠기에 낯선 20세기 프랑스 신고전 작품으로 서로 다른 매력을 전한다.
먼저 김나영, 곽유정, 최민정, 배규희가 드보르자크 ‘현악 4중주 제12번’으로 무대를 연다.
드보르자크가 뉴욕 음악원장으로 미국에 체류할 당시인 1893년, 휴가로 떠난 아이오와주 스필빌에서 단시간에 스케치를 완성한 것으로 현악 4중주를 위한 레퍼토리 중 가장 유명하다.
그는 자필 악보 표지에 ‘미국에서의 작곡 제2호, 현악 4중주곡’이라고만 썼지만, 출판될 때는 ‘아메리칸’이라는 부제가 붙어 오늘날에는 작품 번호보다 이 제목으로 더 널리 알려져 있다.
전체 4악장 구성이고, 자연에서 영감을 받아 평화로운 아침을 연상케 하는 1악장, 고국 체코에 대한 향수가 짙게 배어 있는 2악장, 바이올린이 들려주는 새소리가 인상적인 3악장, 작은 교회에서 울려 퍼지는 코랄 선율과 경쾌한 민속 리듬이 어우러진 4악장으로 마무리된다.
휴식 후 후반부는 김혜진, 김나영, 최민정, 배규희, 이효선이 현악 5중주를 이뤄 버르토크의 ‘루마니아 민속 춤곡’을 연주한다.
헝가리 작곡가이자 동유럽 민속 음악을 수집, 연구한 버르토크는 1915년, 헝가리 트란실바니아 지역(현재 루마니아)의 춤곡을 바탕으로 이 작품을 완성했다.
처음에는 피아노곡으로 만들었지만, 1917년에 작은 편성의 오케스트라 연주용으로 편곡하기도 했다. 막대기춤, 허리띠 춤, 제자리에서 걷는 춤, 뿔피리 춤, 루마니아 폴카, 빠른 춤까지 트란실바니아의 전통 선율과 리듬이 생생히 살아있는 6곡으로 이뤄져 있다.
각 곡은 30초에서 2분 사이로 매우 짧아 마치 한 곡처럼 이어서 연주되고, 점차 속도를 빨리하며 분위기를 달군다.
마지막 곡은 20세기 프랑스 작곡가 장 프랑세의 ‘현악 5중주와 목관 5중주를 위한 10중주’를 들려준다. 김혜진, 곽유정, 최민정, 배규희, 이효선의 현악 5중주와 김예원, 최우정, 김차웅, 최윤경, 임주연의 목관 5중주가 함께 무대에 올라 앙상블을 이룬다.
1986년 완성된 이 작품은 독일 쾰른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리노스 앙상블의 의뢰로 만들어져 이듬해 초연됐다. 긴 서주로 시작해 활기찬 알레그로로 이어지는 1악장 이후 서정적이고 느린 2악장에서 현악의 반주 위로 오보에와 클라리넷이 선율을 이끈다.
프랑세의 작품은 연주가 까다롭기로 유명한데, 3악장에서 어김없이 연주자들에게 고난도의 기교를 요구한다. 마지막 4악장은 경쾌한 알레그로로 끝맺는다.
대구시향 ‘체임버 시리즈 I : 익숙한 듯 낯선’은 전석 무료이며, 1인 최대 4매까지 대구콘서트하우스 홈페이지나 전화로 예약할 수 있다.
초등학생(8세) 이상의 사전 예약자에 한하여 관람할 수 있으며, 만석 시에는 입장이 제한된다. 예약 취소는 공연 전일 오후 5시까지 가능하다.
한편, 백진현 대구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는 “관객들의 뜨거운 성원에 힘입어 대구시향 체임버 시리즈는 연중 수시로 개최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는 대구콘서트하우스에서뿐만 아니라 대구 곳곳의 다른 공연장에서도 대구시향의 체임버 시리즈 만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개최 장소와 일정은 조율 중이며, 앞으로도 시민 여러분의 지속적인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민태형 기자 jsako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