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그리스 여행 후기] ①출발, 첫날 해프닝
김범모 기자
2024년 07월 21일(일) 13:06
[한국시사경제저널]

6월에 튀르키예와 그리스 여행을 다녀왔다( 우리 기준으로는 9박 10일, 현지 기준으로는 7박 8일 ).

​여행은 언제나 나를 설레게 한다. 무엇을 보게 될지? 누구를 만나게 될지?


이번 여행은 사우디아(Saudia) 항공을 이용했다.

목요일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한 사우디아 항공(SV897) 편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수도인 리야드의 킹 칼리드 국제공항에서, 이스탄불행으로 환승을 해야 한다.

그런데 16시 40분 출발이라는 비행기가 무슨 사정인지 17시 10분이 넘어서 이륙했다.

승객들에게 기내에서 이용할 안대, 양말, 칫솔, 귀마개 등을 준다. 비행하는 동안 양말을 신고 편하게 지내라는 뜻이다.

예전에 다른 중동 국가의 항공기를 이용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양말을 받았다. 왜 슬리퍼가 아니고 양말인지는 잘 모르겠다.


승객이 매우 적다. 비행기 문이 닫히니, 자리를 옮겨도 된다고 한다. 대부분 자리를 옮겨서 3좌석을 혼자서 차지하고 편안하게 간다. “눕코노미(누워서 가는 이코노미)”라더니 사실이네.

11시간 비행이라는데 무엇을 할까? 볼만한 영화가 있는지 찾아본다.

<듄 2>를 볼려고 했으나, 자막이 중국어와 아라비아어만 있어서 그냥 패스하고, 한국 영화 <싱글인서울>을 골랐다.

좋은 책을 만들고 싶은 출판사 편집장인 여주. 작가가 되고 싶은 학원 강사 남주.

에세이로 싱글인시티 책을 기획한 출판사. 싱글 인 서울과 싱글 인 바르셀로나를 기획한다.

그런데 어쩌나, 두 작가는 서로의 첫 연애 상대. 남주만 모르고 있었네.

두 사람의 연애에 대한 서로 다른 기억. 책은 어찌어찌 냈으나, 흥행에는 실패.

잔잔한 여운이 있는 드라마였다.

영화 속 다른 시인의 북 콘서트에 관객이 안 온다. 그래서 출판사 직원들이 관객을 만들러 간다. 마음이 아프다.

나도 최근에 시집을 한 권 냈다. 지인들 덕분에 출판사랑 약속한 최소 분량은 소화했다. 자기 계발이나 투자 관련 책만 보지 말고, 시나 소설 등 문학책도 많이 봐주면 좋겠다.

세태라고는 하지만, 저출산 시대에 강조되는 싱글의 삶. 영화처럼 멋지기만 할까? 그러지는 않을 것이다. 젊은 청춘들에게 싱글이 아닌 가족이 있는 멋진 삶이 만들어질 수 있기를 소망한다.

이륙 후 1시간 30분 정도가 지나니 기내식을 준다. 서울 기준 6시 40분 경이다. 한국에서도 저녁을 먹을 시간.

비빔밥과 쿠키 하나.


치킨을 먹을 것인지 비프를 먹을 것인지 물어본다. 비빔밥에 들어가는 고기의 종류를 물어본 것 같다. 비빔밥 치고는 싱겁다. 고추장이 너무 적게 들어갔다. 인천 리야드 구간이지만, 외국항공사로 외국인들을 우선 고려한 것 같다.

들고 탄 가방 안에 튜브 고추장이 있는데, 일어나서 짐칸에서 가방을 내리기가 귀찮다. 그냥 먹는다.

쿠키는 별로 달지 않았다. 블로그에서 보았던 사우디아 항공 이용 후기에서는 많이 달았다고 하는데 취향 차이인가 보다. 괜찮다.

잠을 청해본다. 쉽지 않다. 3자리나 차지하고 누웠는데 걸리 적 거리기만 하고 불편하다. 다리라도 편하게 올려서 뻗어 본다. 다른 사람들은 누워서 잘도 자는 것 같다.

다음에는 창가 쪽으로 가야겠다. 그래야 조금 더 편안하게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한국어 서비스되는 영화가 거의 없다.

가방 안의 책은 별로 꺼내고 싶지 않다.

음악 오디오 중에 케이팝이 있다. 제목이 영어다. 노래를 튼다. 도무지 모르겠다. 평소에 음악프로를 듣지 않는데 최신 트렌드를 알 리가 없지. 갑자기 한심해진다.

외국 항공사 비행기를 탈 때는 놀 거리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준비성 부족을 탓해본다.

가벼운 군것질거리가 필요해 스낵을 달라고 했다. 스낵과 사과를 보여준다. 스낵은 물론이고 사과도 하나를 집었다. 한국에서는 너무 비싸서 사 먹을 수 없던 사과를 비행기 안에서 먹을 수 있다니. 얼마 만에 먹어보는 사과이던가, 기분이 좋다. 맛도 기가 막힌다.

목적지까지 1시간 30분 정도 남으니 두 번째 식사를 준다. 가벼운 간식 수준이다. 과일도 있지만 아까 먹은 사과만 못하다. 그래도 먹는다.

서울은 새벽 2시 27분, 현 위치는 밤 9시 27분.

리야드는 밤 8시 27분, 출발한 지 9시간이 조금 넘었다.

나는 어느 시간에 맞추어 내 몸을 움직여야 할까? 잠시지만, 3개의 시간대를 살아가고 있다.

리야드 도착이 예정보다 20여 분 늦었다. 이스탄불행 비행기로 환승해야 하는데, 시간이 40여 분밖에 안 남았다. 부랴부랴 뛰다시피 하며 환승할 곳으로 이동했다. 다행히 같은 터미널이고 환승 통로가 가깝고, 환승객이 적어서 제시간에 탈 수 있었다. 다음부터는 환승 시간에 여유를 둬야 할 것 같다.

늦은 밤인데도 승객이 많다. 비행기도 장거리용으로 A330 시리즈에 거의 만석이다. 좌석이 마음에 안 든다. 4좌석에 가운데 끼였다. 조금만 참아 보자.

이륙한 지 1시간 정도 지나니 기내식 서비스를 한다.

치킨 램 비프 중 선택하라고 한다.

비프다.

라이스와 같이 나왔는데 한국 쌀이 아니다. 날아다니는 중동이나 인도 쌀이다.

고추장이 그립다. 찾지를 못하겠다.


​밤에 벌써 두 번째 야식이다. 리야드 오면서 한번, 그리고 지금. 어쩌려고 이러는 것일까. 그렇다고 안 먹을 수도 없다.

새벽 3시 20분경 이스탄불 도착 예정인데, 별도의 아침 식사 계획은 없다.

일단 먹을 수 있을 때 먹어두자. 모닝빵은 일단 남겨 둔다. 배고프면 오전 일정 중간에 간식으로 먹자.

한국에서라면 상상할 수 없다. 야식을 두 번이나 먹다니. 완전히 사육당하는 기분이다.

좁은 공간에 꽉 찬 승객들. 닭을 이렇게 키운다는데. 4번 달걀은 가급적 사 먹지 말자.

그나마 다행인 것은 바로 잠을 자지 않는다는 것이다. 피곤하고 졸리기도 한데 잘 수가 없다.

이윽고 이스탄불 국제공항에 무사히 도착하였다.

입국 수속을 위해 이동하면서 보니, 전동 킥보드가 보인다. 여객터미널이 넓어서일까? 여행객들의 편의를 위해서일까?

입국 수속을 마치고 수화물을 찾으러 갔다.

입국장엔 당연히 면세점이 있었다. 구석에 있지 않고 입국 수속 후 나오는 통로 바로 앞에 있다. 상인 정신이 보인다.

이번 여행은 갈 때는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서 리야드에서 환승 후 이스탄불로 가고, 올 때는 아테네를 출발하여 리야드에서 환승 후 인천국제공항으로 돌아오는 일정이다.

리야드에서 이스탄불행 비행기를 타기까지는 계획상으로는 1시간의 시간 여유가 있었다. 그러나, 리야드 공항에 도착했을 때는 20분 정도가 늦어지면서 40여 분의 여유 밖에는 없었다.



우리는 서둘러 환승게이트로 이동하였다. 다행히 같은 터미널에서 환승을 하고, 환승 이용객이 적어서 제시간에 이스탄불행에 탑승할 수 있었다.

문제는 이스탄불 공항에 도착한 이후에 일어났다. 수화물 가방이 도착하지 않은 것이다. 우리가 서둘러서 이동을 하였으나, 짐은 그렇게 서둘러지지 않은 모양이다.

한국에서 함께 출발한 가이드 목사님이 수화물이 도착하지 않았다고 신고를 했다. 그런데 서로 자기 담당이 아니라고, 이곳저곳을 헤매다가 1시간이나 걸렸다. 한국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 처리이다.

밤 9~10시 사이에 호텔로 가져다준다고 한다. 그러나 실제 가방이 도착한 것은 11시 30분이 넘어서였다. 호텔에서 대충 씻고 잠을 자다가 12시경에 가방을 받았다. 다음 날 새벽 2시에 호텔에서 출발한다는데, 잠은 다 잤다.

항공편의 1시간 환승 여유는 수화물이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려운 여유인 것 같다. 어찌 되었든 당일 수화물을 배송해 주었다고 보상도 없다. 하지만, 이것이 공정한지 의문이다.

한국에 들어와서 보상 여부를 알아보았는데, 사우디아 항공에 직접 신청해야 한다고 한다. 신청하려고 했더니, 수화물 지연에 대한 신고 서류가 없어서 신청을 해볼 수가 없다.

여행사 주관 단체라서 인솔자분이 신청했는데, 연락하니 서류가 없다고 한다. 한국 들어오면서 다 폐기했다고 한다. 혹여 나중에라도 보상 신청하려면, 현지에서 해결되었더라도 관련 서류를 꼭 보관하고 있어야 한다.


To be continued ...



간략한 여행 일정입니다.








[ 필자 소개 ]

김범모

국회 정책연구위원,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수석전문위원, 박홍근 원내대표 정책특보, 문재인정부 국정기획자문위원회 경제1분과 전문위원, 서울외국환중개(주) 전무이사 역임.
현 광주 경제진흥상생 일자리재단 비상임이사.

( 본지 객원 필진으로 합류한 김범모 이사는 국회와 기업, 정당을 거친 실력있는 경제·재정 전문가입니다. 또한 최근에 텀블벅을 통해 ‘소시민이 사는 법 – 시장으로 간다’라는 시집을 낸 시인이기도 합니다. )

김범모 기자
이 기사는 한국시사경제저널 홈페이지(kcejournal.c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kcejournal.co.kr/article.php?aid=10953521710
프린트 시간 : 2024년 12월 23일 01:4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