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산 지휘자가 이끄는 대구시향 '제512회 정기연주회' 어둠에서 빛으로 향하는 낭만의 대서사시 2025. 2. 7.(금) 19:30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 민태형 기자 jsakor@naver.com |
2025년 01월 22일(수) 17:50 |
대구시향 <제512회 정기연주회> |
지난 2024년 4월 1일 대구시향 부지휘자로 위촉된 박혜산은 청소년 음악 교육 프로그램인 ‘스쿨 콘서트’와 ‘수험생 힐링 콘서트’, 지역 유망주를 발굴하는 ‘청소년 협주곡의 밤’과 ‘대학생 협주곡의 밤’ 등 다양한 연주로 대구시민과 만남을 이어왔다.
2025년 시즌 첫 정기연주회를 맡은 그는 바그너 오페라 ‘탄호이저’ 서곡을 시작으로, 로드리고 ‘아란후에스 협주곡’을 기타리스트 김윤호와 들려주고, 마지막에는 브람스의 ‘교향곡 제1번’으로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길 예정이다.
첫 무대는 바그너의 오페라 ‘탄호이저’ 서곡으로 연다. 대개의 오페라 서곡처럼 바그너의 ‘탄호이저’ 서곡도 작품 전체를 함축하고 있다.
음유시인이자 기사였던 ‘탄호이저’가 방황하다가 연인 ‘엘리자베스’의 사랑과 죽음을 통해 구원받는 내용이며, 특히 금관악기의 하모니가 웅장하고 아름답다.
서곡은 ‘탄호이저’의 주요 장면들과 선율이 포함된 3부로 구성돼 있다.
3막에 등장하는 ‘순례자의 합창’이 서곡의 시작과 끝을 장식하고, 아름다운 여신에게 유혹당한 ‘탄호이저’가 타락의 늪에서 벗어난 후 장엄하게 마친다.
이어 클래식 기타리스트 김윤호가 로드리고의 아란후에스 협주곡을 연주한다.
이 곡은 시각 장애에도 불구하고 20세기 스페인의 대표 작곡가로 꼽히는 로드리고에게 명성을 안긴 기타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이다.
로드리고의 친구이자 스페인 출신의 기타 거장 레히노 싸인스 데 라 마사의 권유로 작곡됐다.
기타는 화려한 기교에 비해 음량이 작은 탓으로 오케스트라와의 협주가 힘든 악기였지만, 이 곡은 기타 협주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작품의 주제가 된 ‘아란후에스’는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로부터 남쪽으로 약 47km 떨어진 옛 도시이다.
로드리고는 이곳에 세워져 있는 스페인 왕가의 여름 별궁을 방문한 뒤 과거의 영광과 스페인 내전으로 인한 혼란, 두려움 등에서 영감을 얻어 1939년 이 곡을 완성했다.
지중해 특유의 느낌을 조화롭게 그려낸 이 곡은 민속 색채를 강조한 1악장, 작곡 당시 위독했던 아내의 쾌유를 바라는 남편의 마음이 깃든 구슬픈 2악장, 기타의 쾌활한 움직임과 오케스트라의 색채감이 돋보이는 3악장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2악장은 TV 영화프로그램의 시그널 음악으로 사용돼 대중에게도 친숙하다.
기타리스트 김윤호는 독일 뒤셀도르프 국립음대에서 거장 호아킨 클레르치를 사사하며 석사와 최고연주자과정을 졸업했다.
기타협회콩쿠르 1위 없는 2위, 한국음악협회콩쿠르 1위, 독일 게벨스베르크 국제기타콩쿠르 1위, 스페인 GSD 국제기타콩쿠르 3위 등 국내외 유수의 콩쿠르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창원시향, 진주시향, 포항시향, 인천시향 등과 협연했으며, 2019년 뒤셀도르프 국제기타페스티벌에 초청돼 독주회를 개최했다.
현재 예원학교와 서울예고, 동아대학교,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출강하고 있다.
휴식 후에는 브람스의 교향곡 제1번을 들려준다. 브람스의 첫 교향곡인 이 작품은 그가 20대 청년기부터 쓰기 시작해 40대 중년이 되어서야 완성했을 정도로 심혈을 기울인 역작이다.
첫 교향곡에 이렇듯 오랜 시간이 걸린 데에는 브람스의 신중하고 꼼꼼한 성격 탓도 있지만, 베토벤이라는 거장의 작품에 버금가도록 곡의 완성도를 높이고자 했던 브람스의 굳은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이 곡은 베토벤의 후기 교향곡을 연상시키면서도, 브람스만의 논리적인 형식 속에 풍부한 악상을 제시함으로써 파격적인 면까지 보인다.
브람스의 다른 작품처럼 교향곡 제1번도 쓸쓸하고 우수에 찬 아름다운 선율이 인상적이다.
서주는 무거운 분위기로 시작되지만 곧이어 따뜻하고 정열에 넘치는 제1악장과 오보에의 아름다운 노래가 흐르는 제2악장, 로망스풍의 제3악장으로 이어진다.
베토벤의 형식에 따르면 제3악장은 활발한 스케르초나 전통의 미뉴에트가 위치해야 하는데, 브람스는 자신만의 개성을 추구한 것이다.
그리고 비장하게 시작해 점차 고조된 후 절제하듯 마무리되는 제4악장으로 연주를 마친다.
박혜산 지휘자는 오케스트라 지휘 전공으로 독일 프랑크푸르트 음대를 거쳐 서울대학교 대학원 석사를 수료했다.
독일 괴팅엔 심포니, 남베스트팔렌 필하모니, 노이에 브란덴부르크 필하모니, 대구시향, 부천필하모닉, KT심포니, 대전심포니 등 국내외 오케스트라를 지휘했다.
2023년에는 부천필하모닉의 ‘차세대 지휘자’로 선정되어 다양한 기획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대구시향 음악 교육 프로그램, 시민 문화 프로그램 등의 지휘와 해설을 겸하며 지역 클래식 음악 저변 확대에 힘쓰고 있다.
연주에 앞서 그는 “바그너, 로드리고, 브람스의 세 작품 모두 낭만주의 시대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감정의 표현과 극적인 전개가 강조되어 있다.
영웅적인 이야기와 인간의 고통, 스페인의 아름다운 자연과 문화적 정서, 교향곡을 통한 긴장과 해소, 나아가 승리의 감정 표현 등 심연의 어둠이 정화되어 환희의 빛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세 작품을 통해 다양하게 느껴보시길 바란다”며 공연의 소감을 전했다.
대구시향 ‘제512회 정기연주회’는 일반 R석 3만 원, S석 1만 6천 원, H석 1만 원으로, 대구콘서트하우스 홈페이지, 인터파크 등에서 예매할 수 있다.
예매 취소는 공연 전일 오후 5시까지 가능하다.
모든 할인의 중복 적용은 불가하며, 공연 당일 티켓 수령 시 반드시 할인에 따른 증빙자료를 제시해야 한다.
초등학생(8세) 이상 관람할 수 있다.
민태형 기자 jsako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