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단체들, 세금으로 극우언론 지원한 관공서들에 광고중단과 대책 요구

- ‘중국인 간첩단 한국 부정선거 개입설’의 진원지
- 스카이데일리가 내보낸 지속적인 5.18 폄훼 왜곡 기사
- 세금으로 스카이데일리 광고 지원한 관공서들에 5.18 단체들이 보낸 공문

정소앙 발행인
2025년 03월 19일(수) 16:54
[ 5.18은 DJ세력, 북이 주도한 내란 제목 기사 - 스카이데일리 광주 금남로 극우집회 배포 신문 ]
[한국시사경제저널]

■ ‘중국인 간첩단 한국 부정선거 개입설’의 진원지

[ 2025년 1월 16일 스카이데일리 기사 캡처 ]

2025년 1월 16일, 극우 인터넷매체인 스카이데일리는 ‘국내 체포 中 간첩 99명 “韓·美 부정선거 개입”’이라는 제목 기사를 내보낸 바 있다.

12.3 비상계엄 당일 계엄군이 미군과 함께 선거연수원을 급습해서 중국인 간첩 99명 신병을 확보했고, 이들이 대한민국 선거에 개입한 사실을 자백했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그러자 같은 날 헌법재판소에서 열렸던 2차 변론에서, 윤석열 피청구인 측 배진한 변호사는 “저희는 이 부정선거가 중국과 크게 관련 있다고 생각한다. 대통령은 국가 비상 상황을 확신하셨다”고 주장하면서 스카이데일리 기사를 인용했다.

[ 2025년 1월 17일 스카이데일리 기사 캡처 ]

이 소식이 전해지자, 집회 때마다 부정 선거론을 주장하던 극우 시위대는 ‘중국인 간첩 한국 부정선거 개입설’을 신속히 전파하며, 비상계엄의 정당성을 더욱 소리높여 주장하기 시작했다.

기사를 작성했던 허 모 기자는 취재원을 ‘미군 정보 소식통’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체포한 중국인 간첩들이 주일 미군기지로 압송된 것으로 확인됐다’는 그럴듯한 정황까지 제시했다.

그러나 취재원인 ‘미군 정보 소식통’으로 지목됐던 안병희 씨는 경찰 확인 결과, 미군 출신도 아니고 미국을 오간 적도 전혀 없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후 지난 3월 7일, KBS ‘추적60분-극단주의와 그 추종자들: 계엄의 기원 2부’ 방송을 통해 ‘중국인 간첩 한국 부정선거 개입’ 기사가 조작된 가짜뉴스임이 밝혀졌다.

해당 방송에서 KBS는 기사를 작성한 스카이데일리 허 모 기자와 심지어 자신을 미국 CIA 블랙요원이라고 소개했던 안병희 씨의 녹취 130여 건을 분석했다. 그 결과 총 7건의 스카이데일리 기사가 안 씨가 제공한 허위 정보에 의해 작성된 가짜뉴스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또 극우 집회에서 ‘캡틴 아메리카’ 복장을 하고 나타나서 ‘캡틴 코리아’라는 별명까지 얻었던 안 씨는, 그 방송을 통해 “제가 기사를 공개하며 얘기했던 모든 사람이 다 저한테 속은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2018년 지방선거에서 서울 강남구의회 대한애국당 후보로 출마, 낙선한 안병희 씨 선거공보물에는 ‘육군 병장 만기제대’로 기록돼 있다.

[ 2018년 지방선거 서울 강남구의원 출마 안병희 후보 공보물. 출처 - 중앙선관위 ]

이후 경찰서 유리창을 부수고 진입을 시도했던 안 씨는 구속된 상태이고, 기사 작성자인 허 모 기자는 출국금지 상태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수사를 받았다.

[ 2025년 3월 18일 스카이데일리 홈페이지 사설 캡처 ]

그러나 중앙선관위와 주한미군, 미국 국방부가 일제히 스카이데일리 기사가 거짓이라고 반박했지만 스카이데일리는 최근 3월 18일자 사설을 통해 ‘선관위 중국 간첩단’ 보도의 가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을 여전히 하고 있다.

또 스카이데일리는 한국신문윤리위원회가 지난달 결정한 자사 게재 경고에 대한 후속 조치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 자사 게재 경고는 언론사가 자사 홈페이지에 경고를 받은 사실을 고지해야 하는 제재이다.

■ 스카이데일리가 내보낸 지속적인 5.18 폄훼 왜곡 기사

2011년 9월 5일에 창간, 주로 극우 색채 기사들을 내보내던 스카이데일리는 2021년 12월부터 지만원 등의 5.18 북한 개입 음모론에 대한 보도를 시작으로 그동안 무려 50여 편의 5.18 폄훼 왜곡 기사들을 쏟아냈다.

특히 2023년 10월 18일 자 ‘[단독: 5·18 진실 찾기⑲] “軍, 김일성 광주침투 지령문 확인”’라는 기사에서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북한 김일성 지령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까지 했다.

기사 작성자는 이번 ‘중국인 간첩 한국 부정선거 개입설’을 쓴 허 모 기자였다.

[ 2023년 10월 18일자 스카이데일리 홈페이지 기사 캡처 ]

그리고 지난 2월 15일, 세이브코리아 등이 주최한 광주 금남로 탄핵 반대 집회장에는 ‘스카이데일리 5·18 특별판'이라는 신문이 뿌려졌다. 첫 1면부터 마지막 면까지 5·18을 모독하는 '북한 개입설'로 가득했던 내용들이었다.

모든 내용과 형식이 작년 1월 국민의힘 소속 인천시의회 허 모 의장이 퍼뜨렸던 인쇄물과 동일한 것이었다. 당시 기사를 작성했던 스카이데일리 기자는 곧바로 5.18 기념재단에 의해 형사 고발당했지만, 수사는 1년이 넘도록 지지부진한 상태이다.

[ 2025년 2월 18일 JTBC 뉴스 캡처 ]

■ 세금으로 스카이데일리 광고 지원한 관공서들에 5.18 단체들이 보낸 공문

연도별로 2019년 8030만 원, 2020년 8423만 원, 2021년 2억6965만 원이던 스카이데일리의 광고 수주액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인 2022년 3억3110만 원, 2023년 4억4541만 원으로 크게 증가한 사실이 알려졌다.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한국언론진흥재단으로부터 확보한 정부광고 자료)

그런데 본지(한국시사경제저널)가 5.18 기념재단으로부터 입수한 ‘스카이데일리 정부광고 집행 내역’이라는 자료에는, 전국 130여 개가 넘는 관공서들이 그동안 스카이데일리 측에 광고비를 지급해 온 자세한 내역이 담겨 있다.

윤석열 정부 취임 후 스카이데일리에 가장 많은 광고비를 지원한 곳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 1억890만 원을 지급했다. 다음은 인천광역시청 6010만 원, 경북 봉화군청 5940만 원, 영주시청 3690만 원, 경북도청 3100만 원순이었다.

문제는 5.18 광주학살을 경험한 광주·전남 관공서들도 5.18 왜곡을 일삼은 스카이데일리에 광고비를 지원해 왔다는 사실이다.

장흥군이 7회 1407만 원으로 가장 많았고 장흥군의회도 세 차례에 걸쳐 165만원을 지급했다.

광주 서구청은 2회 220만 원을 지원했다.

그 외에 진도(3회, 군의회 1회 포함), 신안(2회). 담양(2회), 영광(2회), 구례(2회), 완도(1회) 등 전남 지자체들이 해당 매체에 광고를 의뢰한 것으로 나타났다.


[ 5.18 기념재단이 스카이데일리에 광고비를 지원한 관공서들에 보낸 공문. 수신처에서 영암군은 해당사항 없음. 명단에 잘못 올라간 상황임을 기사작성 이후 5.18 기념재단 담당자가 전달 ]

특히 청소년들에게 5.18정신을 알리고 교육해야 할 광주광역시교육청 마저도, 스카이데일리에 지난해 10월 100만 원의 광고비를 집행한 사실이 충격을 주고 있다.

한마디로 국민 세금으로 가짜뉴스와 5.18 왜곡의 주역인 극우 매체를 키우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이런 상황이 알려지자, 5.18 기념재단과 5.18 공법 3단체(5.18 민주유공자유족회, 5.18 민주화운동부상자회, 5.18 공로자회)가 적극 대응에 나섰다.

그동안 스카이데일리에 광고를 집행했던 전국 관공서들에게 공문을 발송, 즉각적인 광고 중단과 추후 대책 제시를 요구하며 2025년 3월 31일까지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했다.

마찬가지로 광주·전남 지역 대표적인 시민단체의 하나인 참여자치21은 논평을 내고 “참으로 통탄할 일이다. 출입 언론에 대한 검증 없이 예산을 집행했다”며 재발방지책을 요구했다.

전교조 광주지부 역시 “스카이데일리는 지만원의 옥중 서신을 게재하는가 하면, 지난 2월 금남로 친윤집회에서는 ‘5·18은 DJ세력과 북이 주도한 내란’이라는 신문이 뿌려졌다”며 “여기에 광주교육청 예산이 쓰인 셈이다”라는 지적을 했다.

이에 대해 광주교육청과 광주서구청, 장흥군 등은 단체장 명의로 곧바로 사과문을 발표했다.

나머지 관공서들 역시, 국민에게 진심 어린 사과가 필요한 시점이다.
정소앙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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