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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우정’제주-하이난성, 지방정부 상생모델 이끈다 |
제주도는 12일 오후 하이난성 정부 영빈관에서 오영훈 제주도지사와 류 샤오밍 하이난성장이 참석한 가운데 ‘제주-하이난 교류 강화 의향서’를 체결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공동 협력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이번 의향서에는 지난 30년간의 교류 성과를 토대로 앞으로의 30년을 함께 설계하기 위한 구체적인 협력방안이 담겼다.
주요 내용으로는 △문화·관광 분야 교류 확대 △청소년·교육 프로그램 공동 추진 △기후·환경 대응 협력 △스마트관광·에너지 전환 등 미래 협력사업 발굴 △정례 실무협의체 운영 등이 포함됐다.
특히 양 지역은 형식적인 우호관계를 넘어 실행력 있는 실질적 협력으로 나아가기 위해 분야별 구체적인 실천과제를 발굴하고, 정기적인 소통 채널을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하이난성은 중국 최남단에 위치한 열대 해양성 섬 지역으로, 자유무역항 시범지역으로 지정된 이후 국제 관광, 항공우주, 친환경 산업 등 미래 성장 동력을 중심으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제주도와는 섬 지역이라는 지리적 공통성과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가치를 공유하며 1995년 자매결연 이후 30년간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교류를 이어왔다.
류 샤오밍 성장은 “하이난 자유무역항 건설은 중국의 개혁 개방을 위한 주요한 전략적 조치로, 올해 연말에 전면 개방을 실시할 예정인 만큼 개혁을 촉진하고 고품질 발전을 추진하려고 한다”며 “이번 의향서 체결을 계기로 생태환경 보호, 탄소중립, 농어업 분야에서 더 많은 협력이 이어지고, 양 지역 주민들에게 많은 혜택이 돌아가는 성과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오영훈 지사는 “제주와 하이난이 걸어온 30년은 한-중뿐만 아니라 아시아 지방정부 간 연대와 교류로 확장하는 글로벌 선도모델이 될 것”이라며 “농어업 등 1차산업부터 그린수소 에너지, 항공우주산업, 문화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교류 협력을 강화한다면 양 지역의 공동 번영을 촉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의향서 체결에 이어 하이난성 문화유산센터 극장에서는 ‘제주-하이난 30주년 기념 합동공연’이 개최됐다.
이번 합동공연은 문화예술 교류를 통해 양 지역의 역사와 정체성을 이해하고, 미래 세대를 위한 협력의 기반을 다지는 상징적인 자리로 마련됐다.
이날 공연에는 오영훈 지사, 하이난성 세징 부성장을 비롯한 양 지역 관계자와 현지 시민 1,000여 명이 참석했다.
공연은 제주의 입춘굿 탈놀이로 시작돼 풍년과 안녕을 기원하는 축원 연희굿 형식의 전통 타악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이어 제주도립무용단은 소동파와 추사의 유배지라는 두 지역의 역사적 공통점에서 영감을 얻은 ‘두 개의 숨결, 하나의 춤’ 창작무용을 선보였다.
퓨전국악 그룹 ‘연록’의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감각적인 공연에 이어 하이난성 예술단이 열대 해양문화를 주제로 한 민속 무용과 음악 공연을 선보이며, 양 지역의 고유한 문화적 정체성과 다양성을 교류하는 의미 있는 무대가 완성됐다.
오영훈 지사는 “하이난성은 제주도의 대중국 지방외교의 출발점으로, 1995년 하이난성과의 자매도시 체결이 중국 20개 지방도시와의 교류를 확대하는 디딤돌이 됐다”며 “이번 기념 공연을 계기로 제주가 케이(K)-팝, 케이-트로트의 중국 진출에 물꼬를 트는 구심점이 되고, 케이-드라마와 연계한 제주관광 홍보, 틱톡 등 SNS 플랫폼을 통한 MZ세대 관광객 유치에도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제주도와 하이난성은 이날 체결한 의향서를 바탕으로 문화예술, 교육, 환경,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적인 협력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김경철 기자 jsako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