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당 부활과 당원권 강화, 어떻게 볼 것인가
검색 입력폼
사설·칼럼

지구당 부활과 당원권 강화, 어떻게 볼 것인가

- 정당 지구당 부활 논의, 지역위원장 활동공간이 아니라 지역 당원들을 위한 것이어야
- 지구당 사무실 설치와 운영 비용은 국고보조금과 당원들이 낸 당비로
- 지구당 부활 이전에 지역위원장 직선제 등 실질적인 당원권 강화 방안 실천해야

[한국시사경제저널]

최근 정치권에 뜨거운 감자 두 개가 나타났다. 하나는 지구당 부활이고, 다른 하나는 당원권 강화이다.

정당법상 중앙당과 시도당만 인정되고, 지구당은 법률상의 당 조직이 아니다. 그래서 정당은 국회의원 선거구를 중심으로 지역위원회(정당에 따라 명칭은 다를 수 있음)를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과연 지구당이 필요할까?

지구당이 원외 지역위원장의 합법적 활동 공간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 목적이라면 필요가 없다고 본다.

그렇지 않고, 정당의 근간이요 풀뿌리 조직인 지역당과 당원들의 보다 활발한 접촉과 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면 생각해 볼 수 있다.

지구당을 부활시키면, 지구당의 설치 및 운영 비용은 누가 부담해야 할까?

지역위원장이 개인적으로 부담해야 할까? 아니면 정당이 부담해야 할까?

당연히 정당( 중앙당 또는 시도당 )에서 부담해야 한다. 정당 지구당이 프랜차이즈 가맹점도 아닌데, 옛날 방식으로 개인 지역위원장에게 설치 및 운영 비용을 조달하게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정당 하부조직의 설치와 운영을 위한 비용은 당연히 정당의 회계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당원들이 낸 당비와 국고보조금 말이다.

지역에 설치되어 있는 국회의원 사무실이야 국회의원 개인의 의정 활동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니 당연히 해당 국회의원이 부담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정당의 지구당이 부활한다면, 지역위원장이 국회의원인지 아닌지와 무관하게 운영되어야 하는 만큼, 정당 차원에서 비용을 부담해야 할 것이다.

정당의 지구당 부활을 주장하는 분들은 왜 지구당을 부활하려고 하는지, 부활한 지구당의 운영 비용은 어떻게 할 것인지, 충분히 고민하고 대안을 제시하면 좋겠다. ​​

정당이 당원들의 권리를 확대하고 강화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럼, 어디서부터 당원들의 권리를 확대하고 강화해야 할까?

지역에서 정당을 운영하는 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그래서 지역위원회가 지역 당원들의 자발적 참여의 장이 되고, 소통의 장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역위원장의 직선제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지역위원회 위원장 하나 직선제로 하지 못하면서 당원권 강화를 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또한, 당원들을 대신할 각급 대의원 선출 권한도 당원들에게 돌려주어야 한다. 지역 당원들이 스스로 지역위원장이나 각급 대의원을 선출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리고 정당이 추천하는 국회의원 등 각급 선거에 나갈 공직 후보자의 선출에 당원들 참여가 보장되어야 한다.

100% 당원 경선만으로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겠지만, 지역구 후보자는 물론이고 비례대표 후보자 선출에 있어서도 당원들의 참여가 보장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당원들의 참여를 확대하고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추가적으로 보완해 나가야 할 것이다. ​​

무엇을 고칠 생각이라면, 그동안 무엇이 문제였었는지에 대한 반성과 성찰이 전제되어야 한다. 반성이나 성찰이 없이 불쑥 제도 개선을 이야기하는 것은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최근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는 지구당 부활이나 당원권 강화가 당원과 정당 간의 소통 확대가 아니라, 단지 정치인들의 현안 돌파를 위한 수단으로 보여서 안타까울 뿐이다.



[ 필자 소개 ]

김범모

국회 정책연구위원,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수석전문위원, 박홍근 원내대표 정책특보, 문재인정부 국정기획자문위원회 경제1분과 전문위원, 서울외국환중개(주) 전무이사 역임.
현 광주 경제진흥상생 일자리재단 비상임이사.

( 본지 객원 필진으로 합류한 김범모 이사는 국회와 기업, 정당을 거친 실력있는 경제·재정 전문가입니다. 또한 최근에 텀블벅을 통해 ‘소시민이 사는 법 – 시장으로 간다’라는 시집을 낸 시인이기도 합니다. )
김범모 기자
키워드 : 당원권 강화 | 지구당 부활
사설·칼럼 주요뉴스

오늘의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