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그리스 여행후기] ⑤ 튀르키예 초기 기독교 유적지 탐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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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칼럼

[튀르키예/그리스 여행후기] ⑤ 튀르키예 초기 기독교 유적지 탐방


- 성경 대신 성화, 동굴 교회 유적지 괴뢰메 야외 박물관
- 초기 기독교인들의 피난처 데린구유( Derinkuyu ) 지하도시

[ 데린구유( Derinkuyu ) 지하도시 교회 ]

[한국시사경제저널]

■ 괴뢰메 야외 박물관

괴뢰메 야외 박물관은 동굴(암석) 교회를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다. 동굴 교회가 있는 지역에 경계를 만들고, 입장료를 받으면서 야외 박물관화 한 것이라고 한다.

이곳 동굴 교회는 대부분 초기 기독교 시기 금욕적인 수도사들이 들어오면서 시작되었다. 이후 로마의 핍박을 피해 들어온 수도사와 기독교인들에 의해 확대되었으며, 13세기까지가 동굴 교회의 전성기였다고 한다.

혹독한 환경에서 하나님을 만나기 원했던 수도사, 핍박을 피해 자유로운 신앙생활을 하기 원했던 성직자와 기독교인의 땀과 노력의 결과일 것이다.

​어떤 안내 책자에서는 이곳에 365개의 동굴 교회가 있었는데, 지금은 이 지역에 30여 개의 동굴 교회만 남아 있다고 한다.

괴레메 야외 박물관에는 소녀와 소년 수도원(the Girls and Boys Monastery), 성 바실리 교회(St. Basil’s Church), 엘말리 교회(Elmalı Church), 성 바바라 교회(Saint Barbara Church), 뱀 교회(Serpent Church), 몰타 십자군 교회(Malta Crusader Church), 어둠의 교회(Dark Church), 성 캐서린 교회(Saint Catherine Church), Çarıklı 교회( Çarıklı Church), Tokalı 교회( Tokalı Church)가 있다.




여기에 있는 동굴 교회들은 언제 누가 건립했는지 알 수 없고, 내부에는 다양한 성화와 프레스코화가 장식되어 있는데 프레스코화의 특징을 따서 각각의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초기의 프레스코화는 색이나 선이 단순하고, 후기로 올수록 색과 선이 보다 정교해진다. 프레스코화의 보존 상태가 좋은 곳에서는 내부 사진 촬영을 금지하고 있다.

성화는 왜 그렸을까?

당시에는 성직자들만이 성경을 읽을 수 있고, 성경도 교회에만 보급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일반 기독교인들에게 성경을 읽어주거나 말로 전달하는 것보다는 그림을 통해 보여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었다. 지금도 공부할 때 시청각 교재를 활용하면 더 이해가 쉬운 것처럼 말이다.


이런 암석지대에서 어떻게 생활을 했을까?

이곳에 있는 바위들이 손쉽게 부서지고 동굴을 만들 수 있다고 하더라도, 수도원과 주거지를 만드는데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렸을까? 한 세대에 만들어지지 않은 교회도 있었을 것이다.

​처음에는 이런 곳에서 기도하고, 성경 읽고, 묵상하는 수도 생활을 할 수도 있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물이나 식량은 어떻게 조달했지? 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나보고 여기서 생활하라고 하면?

자신감이 싹 사라졌다.

앞선 시대를 살았던 믿음의 선배들은 지금보다 훨씬 혹독한 환경에서도 오직 주님만을 바라보는 신앙생활을 했는데. 지금 나는 어떻지? 반성할 것이 너무 많았다.


■ 지하 도시 데린구유( Derinkuyu )

​괴뢰메 야외 박물관에 있는 동굴 교회를 보고, 기독교인들이 박해를 피해 숨어지낸 데린구유 지하 도시로 갔다. 지하 도시는 카파도키아 중심지에 30여 개, 전체로는 200여 개나 된다고 한다.

이중 관광객에게 개방되는 곳은 데린구유와 카이마클르 두 곳이고, 그중 하나인 데린구유 지하 도시를 둘러보았다.


지하 도시는 기원전 8세기경 히타이트 시대에 만들어지기 시작했고, 지금의 모습은 초기 기독교 시대에 형성된 것이다.

초기 기독교인들이 로마의 박해를 피해 지하 도시에 숨어 생활했고, 중세 때는 이슬람의 침략을 피하기 위해 사용되었을 것이라고 한다.

​데린구유 지하 도시는 지하 8층 깊이 85미터에 달하며, 2만여 명을 수용할 수 있다.

또 내부에는 부엌, 거실, 창고, 포도주 양조장, 교회 등 공동체 생활을 위한 거의 모든 시설이 있다.

그래서인지 좁은 통로, 비밀 출입구, 바위문과 아래로 빠지게 되어 있는 함정 등 침략자로부터 자신들을 지키기 위한 시설들이 갖추어져 있었다.

어느 정도 복원된 교회에는 세례를 위한 구조물도 함께 있었다.

그렇다고, 지하에서만 생활했던 것은 아니다. 포도 등 곡식은 지상에서 재배해야 했기에 평상시에는 지상 생활을 하다가, 피난을 해야 할 상황이 발생하면 지하 도시로 숨었던 것이다.




신앙을 지키기 위해 세상에서의 안전하고 안락한 삶을 포기할 수 있을까?

동굴 교회와 지하 도시가 나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너는 믿음을 지키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 필자 소개 ]

김범모

국회 정책연구위원,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수석전문위원, 박홍근 원내대표 정책특보, 문재인정부 국정기획자문위원회 경제1분과 전문위원, 서울외국환중개(주) 전무이사 역임.
현 광주 경제진흥상생 일자리재단 비상임이사.

( 본지 객원 필진으로 합류한 김범모 이사는 국회와 기업, 정당을 거친 실력있는 경제·재정 전문가입니다. 또한 최근에 텀블벅을 통해 ‘소시민이 사는 법 – 시장으로 간다’라는 시집을 낸 시인이기도 합니다. )


김범모 기자
키워드 : 괴뢰메 야외 박물관 | 데린구유( Derinkuyu ) 지하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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