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그리스 여행후기] ⑥골로새(Colossae) 유적지, 라오디게아 고대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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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칼럼

[튀르키예/그리스 여행후기] ⑥골로새(Colossae) 유적지, 라오디게아 고대 도시

- 지금은 폐허가 된 성경 속 ‘골로새’
- 로마 제국 상업 중심지, 라오디게아 고대 도시

[ 라오디게아 고대 도시 유적지 ]

[한국시사경제저널]

■ 골로새( Colossae ) 유적지

당초 여행 일정표상으로는 비시디아 안디옥을 들르게 되어 있었다. 그런데 하필 우리가 가고자 했던 이번 일요일 오전에는 문을 열지 않았다.

그렇다고 다음 목적지까지 이동을 해야 하는데 마냥 기다렸다 보고 가기는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대안으로 선택된 곳이 골로새( Colossae ) 유적지였다.

골로새는 기원전 5세기경부터 존재한 도시로, 기원전 1세기부터 1세기까지 이르러 절정에 달했다. 로마 제국 시절에는 양모 산업으로 유명했고, 중요한 상업 중심지였다.

그러나 인근에 라오디게아( Laodicea )와 히에라폴리스( Hierapolis )가 성장하면서 골로새는 점차 쇠퇴하다가, 7세기경 큰 지진으로 인해 도시가 파괴된 후 재건되지 못했다.

지금도 다른 지역과는 달리 유적 발굴을 하지 않고 있고, 언덕 아래에 묻혀 있다. 아마도 길가에 COLOSSAE 라는 간판이 없었다면 여기가 어떤 도시였는지 누구도 기억해 주지 못할 것이다.


발굴되지 않은 언덕으로 올라가니 엉겅퀴와 잡초가 넓게 널려 있다.

흙으로 덮여 언덕이 되어 버린 곳. 이곳 땅속에는 무엇이 잠들어 있을까? 혹은 어떤 도시 흔적들이 남아 있을까?

지금 발굴되었거나 발굴 중인 고대 도시들과 같은 모습일지, 아니면 새로운 것을 보여줄지 궁금하다.

언덕 아래쪽으로는 큰 돌들이 몇 개 삐쭉 얼굴을 내밀고 있어서 큰 성벽이나 담장이 있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런 큰 돌들이 여기에 건축물이 있었다는 것을 알려 준다.

흙 밖으로 이렇게 얼굴을 내민 돌들이 없었다면, 이곳이 흙 속에 잠들어버린 고대 도시라고 누가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그래도 ‘골로새( COLOSSAE )’라는 입간판을 세워 놓은 것으로 보아,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아마도 기독교인이나 고대 역사를 공부하는 분들일 것이다. 볼 것이 아무것도 없는데, 일반 관광객들이 들르지는 않을 것 같다. 언젠가는 다른 유적지들처럼 발굴할 것이라고 한다. 이른 시일 내에 발굴이 됐으면 좋겠다.

​■ 골로새 가는 길

​골로새는 튀르키예 여행 중 3일째 되는 날 갔다. 둘째 날 카바도키아지역을 둘러보고, 콘야 ( Konya )에서 숙박을 했다.

셋째 날 첫 번째 일정이 골로새였는데, 콘야 숙소에서 골로새까지 자동차로 370km 정도 된다. 그래서 콘야 호텔을 출발하여 중간에 점심을 먹고 나서야 도착했다.

[ 골로새( Colossae ) 가는 길 ]

​■ 성경과 골로새

​신약성경에 여러 편의 바울 서신이 있는데, 그중의 하나가 ‘골로새서’이다. 바울은 골로새 성도들에게 편지를 보내는데, 바로 그 ‘골로새’가 이곳의 ‘골로새’이다.

바울은 골로새를 직접 방문하지는 않았지만, 제자인 에바브라가 말씀을 전하고 세운 교회이기에 바울이 애착을 가지고 편지를 써서 이곳 성도들의 신앙생활을 걱정했다고 한다.

​또 다른 바울 서신중에 ‘빌레몬서’가 있다.

‘빌레몬서’는 교회들에게 보내는 편지가 아니라, ‘빌레몬’ 개인에게 보내는 바울의 유일한 편지다. 빌레몬의 종으로 있다가 도망친 오네시모를 위해 바울이 빌레몬에게 편지를 보낸 것이다.

이 서신의 수신자인 ‘빌레몬’이 바로 이곳 ‘골로새 교회’의 지도자였다.

■ 라오디게아 고대 도시

라오디게아 고대 도시는 어느 정도 발굴된 유적들이 우리를 맞아 주었다. 골로새가 언덕만 있고, 일부 큰 돌들이 보였다면, 이곳은 거의 다 발굴이 된 듯 보였다. 로마 가도, 아고라, 원형극장, 수로 그리고 교회 등이 있다.

[ 지붕이 있는 곳이 교회터 ] ​

라오디게아는 기원전 3세기경에 건설됐고, 로마 제국 시대에 상업 중심지로 발전했다. 고급 양모 제품, 눈 안약으로 유명했다고 한다.

4세기경 큰 지진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었으며, 이후 재건되었으나 도시로서의 중요성을 상실하고 중세 시대에는 거의 버려졌다가 폐허로 남게 되었다.




폐허가 된 유적지를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은, ‘영원한 것은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도시를 건설하였던 민족이나, 이후 이곳을 지배하였던 로마인 모두 처음에는 영원할 것처럼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진이나 화산 폭발과 같은 자연재해 앞에 인간은 무력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아무리 강한 성벽을 쌓아도 더 강한 이민족의 침입 앞에는 무너질 수 있다.

그런데도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 역시, 마치 우리가 영원하리라 착각하고 행동한다.


라오디게아가 기독교인들에게 큰 의미를 주는 이유는, 신약성경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일곱 교회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요한계시록에서는 라오디게아 교회에 대해 부유하지만, 영적으로는 차갑지도 뜨겁지도 아니하고 미지근하다며 회개하고 열심을 내라고 책망하는 구절이 나온다.

​라오디게아가 미지근한 신앙이라고 책망을 받은 것은 지리적인 특성과도 관련이 있다.

라오디게아는 물이 부족하여 히에라볼리 온천에서 따뜻한 물을, 골로새에서 눈 녹은 차가운 물을 공급받아서 생활을 했다. 그런데 두 물줄기가 라오디게아 도착할 때는 식거나 따뜻해져서 모두 미지근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런 상황을 말씀과 연계하여 지적한 것이다. 미지근한 믿음은 라오디게아만의 문제는 아니다.

나 또한 그런 편이다. 교회에 출석은 하고, 성경도 읽는 등 신앙생활은 하지만, 온전히 뜨거운 믿음은 가지지 못한 것 같다.

지나온 시간을 돌아 볼 때 많은 것을 주님이 해주셨음을 알겠는데, 앞으로 바라볼 때 주님보다는 세상 것에 더 많은 의지를 하려고한다.

주님 앞으로 더 나아가야겠다. 모든 것을 맡길 수 있도록.



내가 네 행위를 아노니 네가 차지도 아니하고 뜨겁지도 아니하도다 네가 차든지 뜨겁든지 하기를 원하노라.

네가 이같이 미지근하여 뜨겁지도 아니하고 차지도 아니하니 내 입에서 너를 토하여 버리리라

네가 말하기를 나는 부자라 부요하여 부족한 것이 없다 하나 네 곤고한 것과 가련한 것과 가난한 것과 눈먼 것과 벌거벗은 것을 알지 못하는도다.

- 요한계시록 3장 15~17절



( To be continued... )




[ 필자 소개 ]

김범모

국회 정책연구위원,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수석전문위원, 박홍근 원내대표 정책특보, 문재인정부 국정기획자문위원회 경제1분과 전문위원, 서울외국환중개(주) 전무이사 역임.
현 광주 경제진흥상생 일자리재단 비상임이사.

( 본지 객원 필진으로 합류한 김범모 이사는 국회와 기업, 정당을 거친 실력있는 경제·재정 전문가입니다. 또한 최근에 텀블벅을 통해 ‘소시민이 사는 법 – 시장으로 간다’라는 시집을 낸 시인이기도 합니다. )


김범모 기자
키워드 : 골로새 | 라오디게아 | 튀르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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